성장하는 브랜드도 고객을 잃는다
브랜딩의 과학(저자 바이런사프)에서 이중 위험의 법칙*은 보통 브랜드가 성장하지 않거나 퇴보하는 일반적인 시장을 설명한다. 그렇다면 역학 관계는 어떤가?
*이중 위험의 법칙: 시장 점유율이 낮은 브랜드는 구매자 수가 현저히 적고, 구매자의 충성도도 낮은 편이다.
이탈률은 성장에 있어 어떤 역할을 하는가?
브랜드가 성장하는 동안 이탈률은 현저히 낮아지는가?
신규 고객 확보는 극적으로 늘어나는가?
아니면 그 둘이 결합하여 성장을 이루어 내는가?
성장은 마케팅 전략에 의해 좌우되는가?
위 질문에 대한 대답은 매우 간단하다.
브랜드의 성장은 고객 확보를 통해 이루어지고, 퇴보는 신규 고객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위 내용은 에리카 리브(Erica Riebe, 2003)의 10년에 걸친 제약 브랜드 연구, 고객층 성장과 퇴보의 역사에 관해 조사한 박사학위 논문에서 확인되었다.
그는 시장 규범과 브랜드 규모를 고려하여 각 브랜드의 예상 고객 이탈률과 신규 고객 확보율을 계산했다. 브랜드의 고객층이 안정적이면 확보율과 이탈률이 동일해야 하며, 브랜드의 규모에 의해 좌우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는 성장하는 브랜드의 경우 신규 고객 확보율은 높고 고객 이탈률은 예상보다 낮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 두 가지 요인으로 고객층의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는 성장이 거의 전적으로 특별히 높은 신규 고객 확보율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퇴보하는 브랜드는 정반대로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이탈률도 나쁘지 않고 시장 점유율이 비슷한 안정적인 브랜드와도 일치했지만, 신규 고객 확보율이 낮았다.
리브는 추가로 프랑스에서 샴푸와 초코릿바 브랜드에 대해 같은 연구를 진행했고, 이 연구 결과 역시 고객층의 성장은 거의 전적으로 높은 신규 고객 확보율 덕분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연구는 나중에 추가 분석을 통해 확장되었으며, 닐슨은 4년 반에 걸친 은행 테이터를 제공했다. 다시 말하지만, 성장은 신규 고객 확보 덕분이고 퇴보는 신규 고객 확보의 실패로 인한 결과다.
고객 이탈률은 마케터의 통제를 크게 벗어나는가?
고객 이탈률은 고객 서비스나 이와 비슷한 계획을 통해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마케터의 통제를 크게 벗어난다. 이를 뒷받침하는 아주 좋은 증거가 있다. 호주 금융 기관의 연간 고객 이탈률에 대한 데이터인 아래 표를 살펴보자.
표: 고객 이탈률 (호주 금융 기관)
금융 기관 | 시장 침투율(%) | 고객 이탈률(%) |
CBA | 32.0 | 3.4 |
웨스트팩 | 13.0 | 4.3 |
NAB | 11.0 | 5.3 |
ABZ | 10.0 | 4.3 |
STG | 6.0 | 4.3 |
Bank SA | 1.4 | 5.0 |
애들레이드 은행 | 0.8 | 7.0 |
평균 고객 이탈률 | 4.8 |
위 테이터는 전형적인 이중 위험의 패턴을 보여준다. 충성도는 시장 점유율과 함께 감소한다. 시장 점유율 간의 큰 차이(애들레이드 은행과 CBA 간 30배의 차이)에 비해 이탈률에는 거의 차이가 없다.
가장 소형 브랜드인 애들레이드 은행은 기본적으로 애들레이드에만 지점이 있는 소규모 지역 은행이다. 상당한 격차를 보인 가장 큰 은행 CBA는 모든 주요 도시와 지역 중심지에 지점을 둔 전국적인 은행이다. 누군가 애들레이드에서 시드니로 이사하는데 (매년 호주인의 약 20퍼센트가 이사를 한다) 애들레이드 은행을 이용하고 있었다면, 가장 가까운 애들레이드 은행 지점에서 아주 멀어지게 된 셈이다. 따라서 그들은 시드니에 있는 집에서 이용하기 편리한 지점이 있는 타 은행으로 바꿀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전에 애들레이드에서 CBA를 이용하고 있었다면, 편리하게도 시드니에 지점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물질적 분포의 차이가 은행 이탈률의 이중 위험의 패턴을 거의 완전히 설명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CBA의 두 배에 달하는 애들레이드 은행의 비교적 높은 이탈률은 고객 만족도의 차이나 뛰어난 고객 유지 프로그램을 보유한 CBA의 지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을 것이다. 애들레이드 은행은 CBA보다 작고 지점도 적기 때문에 이탈률이 더 높아야 한다. 따라서 애들레이드 은행은 높은 고객 이탈률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애들레이드 은행이 시장 점유율을 극적으로 높이지 않는 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고객 이탈률의 원인을 조사한 연구(Bogomolova & Romaniuk, 2005; Lees, Garland & Wright, 2007)에 따르면 이탈률의 많은 부분은 회사의 통제에서 전적으로 벗어난 이유로 인해 발생한다(예: 이사, 더는 서비스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 본사의 지시 등).
또한, 모든 브랜드가 엄청난 경쟁에 직면해 있고 경쟁업체가 지속적으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고객을 아무리 열심히 관리한다 해도 때론 경쟁업체가 이길 때가 있다.
신규 고객 확보는 선택 사항이 아니다
신규 고객 확보가 성장에 있어 필수라는 사실이 그다지 획기적이지는 않지만, 오늘날에는 타기팅, 데이터베이스 마케팅, CRM 및 로열티 프로그램을 강조하는 바람에 흔히 잊히는 것 같다. 현실의 증거는 매우 명백하다. 브랜드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어떤 종류의 고객을 확보해야 하는가? 구매자가 모두 동일하지는 않다. 그렇다면 기존 구매자와 잠재 구매자 중 누구를 타기팅해야 할까?
브랜딩의 과학, 제3장 고객층을 확장하는 법에 기술되어 있는 내용이다. 이번 장에서는 신규 고객의 확보와 이탈률 방지, 즉 충성도를 높이는 것 중 어떤 방법이 더 브랜드의 성장을 돕는지를 전하고 있다. 결론적으로는 가장 필수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신규 고객 확보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이 또한 그 브랜드의 상황에 따라 마케터나 오너가 선택해야 할 문제들이고 다양한 제품, 시기 등 상황에 따라 충분히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위 애들레이드 은행을 예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시장 침투율과 이탈율이 타 은행에 비해 현저히 낮은 지표를 그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애들레이드 은행은 오랫동안 수익성이 좋은 은행이다. 애들레이드 은행의 이탈률이 수익을 줄어들게 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이런 점을 놓고 보더라도 브랜드의 성장과 매출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브랜드와 마케터가 왜 신규 고객 유치와 충성도를 증가 시키거나 이탈률을 감소하기 위한 방법을 놓고 고민하는지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가장 큰 요인으로는 자원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해져 있는 자원을 가지고 브랜드의 상황에 맞춰 합리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마케팅 비용을 무한대로 써도 브랜드의 생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거대한 기업이라면 이런 선택에 대한 고민은 시간낭비일 것이다. 하지만 비용을 무한대로 쓸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브랜드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수익은 필수불가결하기 때문이다.
브랜딩의 과학의 제3장에서는 직접 컨트롤 하기 힘든 이탈률을 뒤로하고 직접 컨트롤이 가능한 고객확보에 힘을 쓰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라 말한다. 마케터라면 생각에 잠길 수밖에 없는데, 자신의 브랜드에 신규 고객확보를 위한 방법에 대한 고민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구체적인 해결책이 제공되더라도 설명이나 예측 이론을 찾는 것은 고사하고 아래와 같은 실질적인 질문에 대한 대답 또한 찾기 어렵다고 말한다.
- 제품의 가격을 변경하면 판매량에는 어떤 변화가 생기는가?
- 판매량 테이터에서 가격 프로모션의 효과를 볼 수 있는데 광고 캠페인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광고는 매출을 창출하지 않는가?
- 합리적인 교차 판매(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관련 제품의 구매를 유도하는 방법)목표란 무엇인가?
- 새로운 브랜드가 기존 브랜드의 매출 하락을 초래하는가? 만약 그렇다면 어느 정도인가?
- 돈을 두 배로 지불하고 신문 전면 광고를 해야 하는가 아니면 반 페이지 광고를 해야 하는가?
- 15초짜리 TV 광고는 언제 사용해야 하는가?
이와 같은 질문에 정답을 달 수 있는 오너나 마케터가 있을까? 불가능하다고 본다. 혹시라도 컨설팅 회사 등 대행사에서 당신의 브랜드에 당신의 브랜드를 성장시킬 수 있는 정답을 제안해 온다면 의심해봐야 한다. 정답은 없다. 보통은 관련된 업종에서 수년간 일해 온 인하우스 마케터들이 훨씬 더 유용한 답변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답은 없고 다양한 방법들을 연구하고 확인하며 스스로 달려 나가는 수 밖에 없다. 만약에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 시간과 자원이 부족한 브랜드라면, 어떤 플랫폼의 광고를 얼마에 제안하는 곳보다 이러이러한 광고가 더 고객들의 유혹할 수 있다고 제안할 수 있는 곳을 찾고 금액을 협의하는 편이 나아 보인다.
마지막으로 신규 고객 유치에 대한 비용과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거나 이탈률을 낮추는데 드는 비용의 비교에 대한 진실도 확인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과연 어느 쪽이 더 많은 비용이 들까?
혹시라도 이글을 끝까지 읽은 분 중에 마케터나 마케팅을 공부하는 사람이 있다면 같이 공부 할 수 있는 다양한 의견을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브랜딩의과학(How Brands Grow) NO.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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