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룸이 아니라 SHOW를 만끽하라
영도 모모스커피
부산 영도구 봉래나루로 160 모모스커피
매일 09:00 - 18:00
부산사람이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커피 브랜드 모모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작년 9월 모모스커피 전주연 대표의 강의 내용과 직접 영도 모모스커피를 경험한 후 들었던 다양한 생각들을 기록해 보았습니다.
좋아하지 않으면 감각을 발휘할 수 없다.
브랜딩에 관심이 흐르다 못해 넘치던 2022년 9월의 어느 여름날의 이야기입니다. 온라인 브랜드 딥다이브 서비스 '롱블랙'의 1주년 기념 팝업에 모모스커피 전주연 대표의 강연이 있습니다. 모모스커피의 역사, 영도 모모스커피로 잘 알려진 모모스 로스터리&커피바의 탄생 비화 그리고 전주연 바리스타의 챔피언이 되기까지의 노력 등 사사로운 이야기로 강연은 시작되었습니다.
유대감, 기업문화, 홍보마케팅 이렇게 총 3가지 이야기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대감
일반 고객들과의 관계를 두텁게 이어나갈 수 있었던 것은 오랜 시간 이 신에서 잘 버텼기 때문도 있지만, 잘 버티면서 온 오프라인으로 고객들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합니다. 예를 들자면 가장 힘든 시기에 큰 홍보효과를 가져다준 다음 커뮤니티,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커피 교실 등으로 고객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단골 팬을 만들어 모모스커피에 대한 소속감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거죠.
그리고 2010년부터 다양한 나라의 커피 농장과 재배 지역의 농민들과 친분을 쌓고 유지하기 위한 작업에 힘을 쏟았다고 합니다. 이 일을 담당하는 모모스의 이현기 대표가 1년 내내 해외에 나가 있기도 했다고 해요. 지금도 이일을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해외에서 보낸다고 합니다. 정말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죠.
이렇게까지 농장과 농민에 힘을 쏟는 이유는 농사가 잘되어 좋은 품질의 원두를 확보했을 때 그들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첫 번째 브랜드가 모모스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이 좋은 원두를 모모스에게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말입니다. 진정성 있는 스킨십이 없다면 이런 단계의 관계는 형성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를 해낸 거겠죠.
기업문화
사람이 미래라고 말합니다. 아르바이트로 시작해 바리스타가 되고 다양한 일을 겪으면서 대표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전주연 대표 자신처럼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할 수 있을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합니다. 그곳이 모모스커피이길 바라죠. 그래서 마음 맞는 직원들은 모모스커피에서 끝까지 일할 수 있게 돕는다고 해요. 직무에 맞지 않는다면 다른 영역에서 영략을 펼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도 한다고 해요.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이유는 모모스커피와 잘 맞는 사람인지 좋은 기운을 가진 사람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무려 3차 면접까지 거지면서 깐깐하게 진행한다고 합니다.
영도 로스터리&커피바의 공간은 쇼룸에 가깝다고 합니다. 모든 직원들이 일하는 모습을 고객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족, 지인들이 봤을 때 멋지고 자랑스러운 직장으로 보일 수 있게 구성된 공간이라고 합니다. 마치 SHOW를 펼치듯 말이죠. 이 외에도 팀별 매출에 따라 성과급을 주고받는 이유와 받지 못하는 이유까지 투명하게 공개했다고 합니다. 신뢰를 쌓기 위함이겠죠.
홍보마케팅
기본적인 콘텐츠는 당연히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와 생두 창고부터 커피 공장의 모든 과정을 고객들이 볼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아트웍 패키지, 굿즈, 영도와 부산이야기, 부산 브랜드와 예술인과의 협업, 부산의 커피 관련 행사 참여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전주연 대표가 항상 머릿속에 담아 두는 내용 중에 하나는 우리 브랜드가 고객에게 지지받을 수 있는 일을 하는가? 우리가 하는 일이 응원을 받을 수 있을까? 그들이 생각할 때 가치 있는 일인가? 마지막으로 우리만의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가를 항상 상기한다고 합니다.
현실은 강연과 다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르니까요. 저 역시도 그들이 말하는 철학을 듣고서야 이런 브랜드가 있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해서 단점을 확인해 볼 수 없고 주관적인 회사의 경험으로는 그 브랜드를 판단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사실은 지역 브랜드로 지금까지 쓰러지지 않고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는 것이겠죠. 좋은 브랜드와 나쁜 브랜드를 나눌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지속가능성을 확인하고 지속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만으로도 충분히 박수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로지 커피에 집중한 공간
보통 어떤 가치 돋보이게 하기 위해 다른 가치를 묻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소위 카페에서 좌석이 너무 편하거나 풍경이 화려할 경우 커피의 맛에 집중하지 못하게 되는데요. 그렇게 되면 맛있는 커피가 평범하게 느껴질 수 있게 되는 거죠.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의 특정 장점이 과도하게 강조되거나 반복되어 결과적으로 다른 중요한 장점이 무시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포화적 장점 효과라고 하더라고요.
아무튼 영도 모모스커피는 장점을 극대화해 단점을 상쇄하는 방법을 씁니다. 부산 영도의 편안한 여느 카페와는 달리 오로지 커피가 주인공이 되는 공간에 집중합니다
공간의 외부는 평범합니다. 모모스커피 간판하나가 전부입니다.
내부로 들어서면 중앙 커피바를 기준으로 커피 공장과 고객 좌석 커피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매대로 나뉩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바로 직원들이 일하는 커피바일 겁니다. 주문을 받고 커피를 내리고 음료를 준비하는 곳인데요. 마치 오픈 키친과 같이 자신이 주문한 음료가 제조되는 모든 과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모든 제조 과정을 오픈하는 것은 신뢰도를 높일 뿐 아니라 고객과의 소통에 용이합니다.
좌측 카운터에서 주문하면 커피 공장을 소개하는 리플렛과 다양한 이벤트로 공간을 설명하고 모모스의 커피 제품을 경험할 수 있게 돕습니다. 방문 당시 커피 공장 유리벽에 붙은 QR을 통해 유튜브 영상을 관람하면서 영도 모모스커피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모든 공간을 둘러보면 커피 드립백을 주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었습니다.
주문을 하는 순간 고객은 공간의 철학뿐 아니라 커피를 만드는 과정을 투명하게 경험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커피를 맛보게 되었을 때 고객은 훨씬 더 커피에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등받이 없는 불편한 의자 정도는 신경도 쓰이지 않게 됩니다.
어느 순간부터 멋지게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와 커피 공장 유리 벽 너머로 일하는 직원들까지 모두 멋있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순간이 어쩌면 영도 모모스커피가 원하는 고객의 몰입의 순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말 다양한 카페가 넘치는 부산에 살고 있는데요. 영도 모모스커피 처럼 커피에 집중하는 카페도 있을 테고, 영도 피아크와 같이 쉼을 위한 공간도 있을테지만 어떤 목적이든 그곳을 사용하는 고객이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잘 이용하는 공간이면 어디든 좋다고 생각합니다.
Fujifilm x100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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